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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남성들은 정말 '극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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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5-30 13:31 조회1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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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남성들은 정말 '극우'일까"

'우리 시대 청년은 왜 우파가 됐는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컬로퀴엄


12.3 비상 계엄과 이후 탄핵, 파면 국면에서 우리 사회는 낯설고 혼란스러운 장면을 목격했다. 불법 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이 목소리 높이는 것은 물론, 광장에서는 폭력과 폭언이 난무했고, 급기야 법원을 습격하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여성과 청년 남성의 확연히 다른 행동 양식이 드러났고, 전에 없던 ‘극우’라는 호칭이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주로 청년 남성들을 향하고 있다. 

 

이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는 “극우는 무엇이며, 한국 사회에서 극우는 어떻게 등장했고, 극우라는 호명은 합당한가”를 묻는 자리를 마련했다. 17일 연속 컬로퀴엄(토론 모임) 시작으로 '우리 시대의 청년은 왜 우파가 되었는가'가 진행됐다. 이날 발표와 나눔에서는 이우창 조교수(한국방송통신대), 송경호 선임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민아 상임연구원(인천대학교)이 청년 우파를 둘러싼 여러 해석과 질문을 제기했다.


그들은 왜 우파에 섰는가, 어떻게 이들을 불러 모았는가

이날 진행을 한 김민 신부(인권연대연구센터 부소장)는 극우의 준동이 일찌감치 시작된 유럽 사회는, 경제 요인과, 이주 및 난민과 같은 인구학 요인이 2008년과 2015년 각각 극우를 떠오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학적 위기에 이주민 유입을 통해 생산력을 유지하겠다는 정책으로 이주민이 유입됐다. 이는 일자리 불안정, 사회적 불만 폭증을 가져왔고, 유럽 사회는 우파적 대답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유럽의 우파 준동과 그리스도교의 연관성 혹은 협력 관계를 지적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에 대해 러시아 정교회는 “현실 전쟁을 일종의 문화적, 사상적 전쟁으로 치환하고 있다. 타락한 서방 세계가 그리스도교 세계관을 파괴하고 있고, 러시아가 부패한 서방에 대한 문화적 방파제로 본다”고 했다.


또 근대성을 반대했던 가톨릭교회가 근대와 화해하는 방식은 ‘가족’ 개념을 통한 것이었지만,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교회는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절실하게 찾게 된다면서, 러시아나 폴란드 교회는 이런 움직임이 우파와 궤를 같이하며 강력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경제나 어떤 단순한 이유로 환원할 수 없는 복잡성을 띄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하는 극우와 강경 우파의 세계”라면서, 복잡한 이 상황들을 이해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경화'란 얼마나 설명력 있는 개념인가, 한국 청년 남성은 정말 우경화된 것인가, 우리는 그들에 대해 무엇을 아는가
이우창 교수는 이 세 가지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하면서,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극우'라는 호명과 현상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남성은 어떻게 우파로 발명되었나'를 주제로 먼저 우경화를 이야기하고, 왜 청년 ‘남성’을 지목하는지를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청년 남성’은 역사 발전 또는 사회 발전의 주역으로 보는 담론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담론은 19세기 후반부터 역사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등장한 하나의 믿음이다. 그렇다면 이런 논의는 왜 당연했을까. 

 

결정적으로 1960년대의 4.19혁명, 1970년대 청년문화론은 대학생과 청년, 즉 남성들이 역사적 사명을 짊어진 주체라는 관점이 일반화됐다. 이후 1980년대 이른바 학생 운동 시대에는 ‘(남성) 청년’이 한국의 민주화와 진보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라고 인식했다. 이러한 인식은 두 차례 분기점을 맞으면서 흔들리게 된다. 첫 번째는 2007-08년, 두 번째는 2018년 이후다. 그에 따르면, 2007년 등장한 '88만 원 세대론'에서부터 청년 세대에 대한 인식은 본격 변화했고, “발전의 주체에서 피해자이자 윗세대의 수탈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 당시 대통령 선거와 이듬해 총선에서 보수 정당이 완승하면서 20대 청년들의 탓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이 당시에도 청년 세대가 민주, 진보 세력에서 이탈해 독자적 정치, 사회관을 가질 가능성을 짐작하면서도 이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질문은 없었다.

두 번째 분기점인 2018년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30 남성들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202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청년 남성들의 진보, 민주 세력 이탈이 확인됐다. 또 이 시기, 2030 여성과 남성은 명확하게 다른 형태의 정치적 지지 성향을 갖는 현상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우창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도 진보, 민주 세력은 진지한 원인 분석 없는 비난, 폄하 반응이 주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 세대의 그런 반응은 불신과 갈등을 깊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고 봤고, “청년 남성이 민주, 진보 세력 및 그 가치에서 이탈하는 상황을 소위 586의 시각에서 ‘우경화’로 발명된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화란 무엇인가

이 교수는 남성 청년들의 행동 양식이나 성향을 살펴볼 때, 이들이 강한 반페미니즘 성향을 보이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성범죄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또 능력주의적 공정성을 지향하는 것은 다른 세대와 구별점이 없고, 민영화를 거부하며, 전통적 민족주의적 국수주의에 대한 반감을 갖는 특성들이 있다”면서, “이를 봤을 때, 도덕적, 정치적 가치관에서 특별히 우경화됐다고 볼 만한 근거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소위 ‘이대남’이 민주, 진보에 반감을 갖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보수 정당 선호도가 극단으로 높은 것도 아니다. 그는 12.3 비상 계엄과 탄핵 당시 남초 커뮤니티의 주류 여론은 계엄 비판과 탄핵 찬성이었다고 말했다. 또 극우 시위와 폭력 사태에 참여한 이들은 2030 남성의 주류 여론을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집단의 성격과 배경은 따로 연구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2030 남성 청년들의 현주소를 바라보기 위해서 ‘우경화’, ‘이찍남’이라는 낙인이 아니라, 각 정치 영역에서 그들을 어떻게 동원하고, 실패해 왔는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성 청년들은 자신을 대변해 줄 정치적 대표자가 없고,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피해 의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데 ‘우경화’, ‘극우화’ 논리가 상황을 이해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데에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우창 교수는 2025년 광장에 나가기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 현재 청년 남성들의 상태, 즉 ‘극우’라고 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면 이런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 과연 좋은가, 우경화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충분한가”라고 물었다. 그는 “현재 청년 남성들, 이대남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표되는 경험, 응답 받는 경험이 필요하다. 정제되지 않은 집단 행동이 아닌, 노련한 정치적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대남은 그런 적극적 대표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찾는다면 그 대표자는 어디로 이끌 것인가를 생각하고 지켜봐야 한다면서, “민주, 진보 세력이 지금까지 청년 쟁점과 관련해 접근했던 방법이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기존 세력의 익숙한 가치관을 두고 그것에 맞으면 좋은 사람들, 맞지 않으면 우경화라는 틀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24년 12월 22일, 1차 남태령. 수많은 청년 여성이 있었던 남태령, 하지만 그곳에도 청년 남성들은 있었다. 그들은 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으며, 오지 않았던 청년들에게는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극우 청년과 정말 대화할 수 없을까


송경호 선임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공지능안전연구소)은 '대화 불가능 시대의 청년 남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 갔다.
“‘청년 남성’들은 정말 (극우)확신범일까”라고 물으며, “청년들의 가장 큰 불만은, 우리를 이대남으로 부르지 말라”는 것이라는 그는 “온,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지켜본 2030들은 여성, 부모, 형제, 심지어 스스로도 혐오한다. 가장 싫어하는 것이 생각이 다르거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이대남이며, 청년 세대를 한 덩어리로 규정한다는 것, ‘청년 남성은 위험하다’고 보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이미 10대부터 4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청년 남성을 극우의 가능성을 품고 있고,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는 담론을 형성해, 그에 대한 극단적 대응을 결의하고 있다면서, “이는 여러 이유와 과정을 보지 않고, 극우라고 부를 정도로 극단적인 것을 우리 사회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고,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는 존재라고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극우 성향을 보이는 이들은 보통 힘의 논리를 중시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이들이 공유하는 지점은 경쟁중심적이고 비정한 홉스적 세계관이며,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이고 계산적이며, 만인에 대한 만인 투쟁을 통해서 더 많이 가질 것인가, 갖지 못하면 죽을 것이라는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공포가 특정한 행동을 만들어 내며,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파괴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다만 이기고 싶을 뿐이라면서,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극우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다. 괴로움의 이유와 해법을 어디에서 찾는가에서 차이가 있고, 그 가운데 하나가 극우적 행태일 뿐이다. 그렇다면 단지 극우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이대남’, ‘이찍남’이라는 표현, 청년 남성의 보수화, 우경화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고, 갈라치기, 혐오의 정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청년들의 좌절된 욕구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동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원된 이들조차도 유대와 연대, 좌나 우냐가 아니라 대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세계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세대가 청년기 때 구축한 가치 체계가 그 세대한테는 해방적이고 진보적일 수 있지만, 그다음 세대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기득권의 논리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정당한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공적 영역에서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언어와 이야기는 제한되어 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을 악으로 치부하거나 모른다고 무시하는 것, 가르치는 대상으로 삼는 태도, 구조를 돌아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대’만 남는다”고 말했다.

극우 개신교 현상은 어디에서 비롯됐는가
광화문파와 여의도파는 왜 나뉘었나


김민아 상임연구원(인천대 인문학연구소)은 '극우 개신교 현상과 담론의 지형도 그리기'라는 주제를 통해서 한국 개신교 내 극우의 등장 배경과 현황을 살폈다. 그는 이른바 전광훈과 손현보 목사, 여의도파와 광화문파로 일컬어지는 ‘극우 개신교’ 현상을 들며, 뉴라이트, 복음주의 사회운동, 국가 조찬 기도회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먼저 극우 개신교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개신교 뉴라이트가 1960년대 국가(국회) 조찬 기도회와 1980년대의 ‘복음주의 사회 운동’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한국 개신교 안에서 등장한 ‘복음주의 사회 운동’은 “개신교 복음이 사회적 책임에 부응해야 한다는 신앙적 당위를 확립”한 운동으로 미국 신복음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교회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광장으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사회 질서에 대해 직접적이고 적극 목소리를 내는 사회 운동차원이 시작된 것이다. 개신교 뉴라이트는 복음주의 사회 운동의 적극적 행동 양식에서 정치적 행동주의로 나아가게 해 주는 신앙의 근거를 찾았다. 또 1965년 시작된 국회(국가) 조찬 기도회 모임에서 이들은 “하느님이 통치하고 지켜 주는 국가, 하나님이 선택한 국가”를 세워야 한다(민족복음화)는 국가론적 정치 전망을 찾았다. 그리고 2003년 태극기와 십자가,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광장 집회, 이른바 구국 기도회를 시작했고, 그해 3.1절 국민 대회에서 10만 명을 동원하면서 청년층을 대동해 대대적으로 결집됐다.

뉴라이트 이후 극우 개신교 등장

김민아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보수의 궤멸 위기를 겪고, 2019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회장으로 전광훈이 당선된다. 개신교 비주류파로 변방에 있었던 전광훈 목사는 소위 ‘아스팔트 교회’를 표방하고 탈교회, 탈교리, 탈성직을 주장하면서 세를 불려 나간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형 교회의 암묵적 지지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는 2020년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 시기, 대면 예배를 강행해 비난을 받았지만 역설적으로 개신교 내 영향력이 커졌다. 이들은 12.3 불법 계엄 이후 여의도파(세이브코리아, 손현보 목사), 광화문파(전광훈)로 대표되며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 갔다. 손현보의 여의도파는 동성애 반대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핵심으로 경찰 추산 23만 명을 동원했다. 여기에 대형 교회가 참여하면서 매주 토요일 전국 순회 집회를 하며, “아스팔트 우파의 선지자, 극우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극우 개신교는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 이어진 기독교 국가론, 반페미니즘과 반동성애, 윤석열이 하느님의 도구로 쓰시고자 한다는 믿음, 음모론(부정선거론)” 등을 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왜 개신교 청년들이 특히 손현보의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열광하고 동원되는가”에 대해 “청년 세대는 2007년 즈음부터 쏟아진 개신교 담론에 의해 엄청난 모멸감을 느낀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샘물교회 사태’로 개신교인이 정체성을 밝히지 못할 정도로 일반 사회에서 비판과 비난, 배제의 대상이 됐다면서, “청년들은 이런 억울함과 모멸감을 손현보의 집회로 위로 받고 자존감이 회복되는 느낌을 받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이브코리아’ 참석 인원 중 약 30퍼센트가 청년이라면, 그들이 극우화됐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왜 극우화됐느냐가 아니라 왜 광장에 나왔는가”를 질문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극우 성향을 가진 확신범이라 해도, 왜 갑자기 광장에서 폭력적 태도를 취하게 됐는가, 그 계기는 무엇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s://www.catholicnews.co.kr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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