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80% “교회 내 성차별 존재”…‘유리천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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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5-30 13:46 조회202회 댓글0건본문
목회자 80% “교회 내 성차별 존재”…‘유리천장’ 여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갈수록 향상되고 있지만, 한국교회 내 여성 사역자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목회자 10명 중 8명은 ‘한국교회 내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고 느꼈으며, 심지어 여성 전도사의 절반가량은 ‘목회자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인식과 제도 개선이 절실히 요청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한국교회 여교역자의 현실’을 주제로 ‘제3차 목회데이터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목회자의 여교역자 인식과 실태 조사’를 발표했다. 본 조사는 목데연이 기독교 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8월 전국의 목회자 584명(담임목사 250명, 부목사 250명, 여전도사 8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한국교회 내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는 진술에 대해선 전체 목회자의 79.8%가 동의했다. 특히 ‘여성 목회자가 기성교회에 담임목사로 청빙받기는 매우 어렵다’는 응답은 89.6%에 달했다.
이 밖에 ‘여성 부교역자는 남성 부교역자에 비해 본예배 설교 기회가 적다’(67%), ‘여성 교역자와 남성 교역자의 역할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다’(49.9%), ‘여성 목회자는 같은 사역을 하더라도 남성 목회자들에 비해 더 적은 사례비를 받는다’(44.7%)고 응답했다.
목데연 연구위원인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여성목사 안수가 시작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한국교회 내 여성 목회자의 비중이나 영향력은 남성에 비해 적은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교회 내 양성평등에 대한 진술문을 제시하고 시무 교회의 실태를 물은 결과, 먼저 ‘교회 내 양성평등에 관심이 있다’는 대답은 64.0%에 달했다. 다음으로 ‘교회의 주요 의사 결정은 남성들이 맡고 있다’(61.6%), ‘교회에서 여성이 할 일과 남성이 할 일이 구분되어 있다’(61.5%) 순이었다.
교회 내 남녀 불평등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남성 목사들의 의식 전환’(59.0%)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남성 성도들의 의식 전환’(34.0%), ‘여성 목사 안수 허용’(31.6%), ‘남녀평등교육’(23.8%), ‘여성 장로 할당제 실시’(21.3%), ‘여성의 조직적인 연대활동’(5.0%) 등이 꼽혔다.
목회자가 된 것을 후회한 경험률(전에 후회한 적 있음+현재 후회하고 있음)은 전체 응답자의 34.9%로 3명 중 1명 이상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38.5%로 남성(33.7%)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해당 질문에 대한 응답은 직분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담임목사가 24.4%로 가장 적었으며, 부목사는 40.4%, 여성 전도사는 50.0%로 절반이 후회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차별을 겪고 있는 여성 목회자들은 자신이 감당하고 있는 사역에 대한 만족도가 남성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목회에 만족하는 이유를 응답자 성별로 비교해보면, 여성의 경우 ‘맡은 사역이 나와 잘 맞는다’(44.3%)를 가장 높게 꼽은 반면 남성은 ‘담임목사와 관계가 좋다’(37.3%), ‘교인들과 관계가 좋다’(34.4%)를 꼽았다.
정재영 교수는 “여성은 사역의 적합성 측면에서, 남성은 담임목사·교인과의 관계성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여성 부교역자의 생활 만족률은 남성보다 낮았다. 부교역자를 대상으로 현재 부교역자 생활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만족 비율은 46.4%, 불만족 비율 23.1%, 5점 척도 평균은 3.3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성별로 비교해보면 여성의 만족률이 41.8%로 남성(49.1%)보다 낮았다.
남녀 부교역자 모두 목회의 힘든 점으로는 ‘사례비가 적어서’를 가장 높게 꼽았다. 다음으로 ‘업무량이 너무 많음’, ‘자율성이 없어서’ 순이었다. 응답을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여성 응답자에게만 제시한 보기인 ‘여성 목회자라 무시함’은 17.2%로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정재영 교수는 “여성 전도사들은 절반이 목회자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있고, 4분의 3은 목사 안수를 받으면 사역의 기회가 더 줄어든다고 생각해 ‘안수 받을 계획이 없다’고 여겼다”며 “이러한 여성 교역자들의 현실을 교계 전체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녀 불평등 개선을 위해선 ‘남성 목회자 및 성도’의 인식 개선건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교회 안에서 양성평등에 대한 교육과 지도가 요구된다. 성별이 아닌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따라 사역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와 인식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예장 전국여교역자연합회 사무총장 김은정 목사는 “1955년 여성안수의 문을 연 기독교대한감리회를 시작으로 현재 기장, 통합, 기하성, 기성, 백석, 기침 등이 차례로 여성 안수를 결의하고 여성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성은 돌봄사역, 남성은 행정과 설교 사역에 치우치거나 여성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교회가 드물게 이뤄지고,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이 참여에 제한을 받는 등 차별이 존재한다”고 했다.
신학적으로는 ‘평등’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살핀 그는 “무엇보다 교회 내 의사결정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여성과 청년의 참여 기회를 확대함으로서 성평등 리더십의 구조를 구축하고, 육아휴직 및 대체 사역자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현실적으로 여성이 사역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출처 : 아이굿뉴스(http://www.igoodnews.net)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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