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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ㆍ젠더 갈등, 폭발력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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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6-11 11:28 조회3,8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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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ㆍ젠더 갈등, 폭발력 더 커졌다

 

 

한국일보가 2018.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향후 더 심해질 것으로 보는 우리 사회 갈등’을 묻는 질문에 계층갈등(32.2%)을 가장 우려했다. 2위에 오른 것은 젠더갈등(19.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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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실제 어떤 갈등을 경험 및 체감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복수응답)을 보면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하다. 60대 이상은 이념(34.5%), 계층(16%) 갈등을, 50대도 마찬가지로 이념(24.5%), 계층(20.5%)갈등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40대는 공동생활(20.5%)과 계층(20%) 갈등을, 30대는 공동생활(23.5%)과 세대(20%) 갈등을 지목했다. 20대가 직접 당사자가 된 갈등의 1~3순위는 젠더(28.4%), 세대(20.5%), 계층(16.3%) 갈등이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젠더 갈등에 관해 직접 당사자가 되거나, 경험 혹은 체감했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 28.4% 수준으로 높았다. 20대의 3, 4명 중 1명꼴로 직접 겪고 있다는 것. 성별을 나눠 보면, 젠더 갈등 경험 비율이 20대 여성은 38.3%, 30대 여성은 20%나 됐다. 남성의 응답은 사뭇 달랐다. 향후 가장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는 갈등으로 젠더(20대 57.3%, 30대 30%)를 꼽으면서도 직접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20대와 30대 모두 주로 세대(26%, 22%) 갈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20~30대에게 가장 우려를 안기는 사회 갈등 요소는 ‘젠더’이지만, 자신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고통 요소는 여성의 경우에만 젠더, 남성의 경우 세대 갈등이라는 분석이다. 즉 젊은 여성은 남성으로 인해, 젊은 남성은 기성세대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얘기다.

세대별로 체감하는 갈등이 극명하게 갈리는 배경에는 달라진 혐오와 타깃이 자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희정 연세대 젠더연구소 연구원은 “2016년 촛불정국 이후 한국 사회의 갈등이 ‘큰 갈등’에서 ‘작은 갈등’으로 넘어가는 양상인데다 과거에는 북한에 대한 공포 등을 통해 내적 결속을 다지려던 시도가 최근에는 새로운 타자의 발굴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사회에선 여성, 소수자가 새롭게 타깃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 갈등과 관련해 그 경험, 체감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입장 차가 너무 극명해 도저히 화해할 수 없었다’고 느낀 응답자가 60%에 달했고, 차별이나 배제의 표현을 직접 경험했다는 답변도 60.2%에 달해 그 갈등 경험 정도가 위험수위에 해당했다.

학교나 직장, 집단생활 등에서 따돌림이나 불이익을 당했다는 응답은 16.9%, 물리적 충돌이나 관련 범죄에 노출됐다는 답도 13.6%로 적지 않았다. 특히 20대 여성들의 경우 ‘물리적 충돌 및 범죄 노출’의 비율이 27.7%에 달해, 젠더 차별 및 혐오에 대한 관련 피해의 수준을 짐작하게 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러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수준의 4점 척도를 넘긴 데다 ‘화해할 수 없음’의 응답이 60%를 넘긴 것을 두고 “상당히 놀랍고 걱정스럽다”며 “개인에게나 우리 사회에게나 엄청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이념, 세대, 지역 갈등이 기존 정치권에 의해 대표되고 조정된 것과 달리, 새롭게 대두되는 젠더 이슈 등은 어떤 정당도 핵심적인 정치 의제로 풀어내지 못하면서 갈등이 사회, 문화적 수준에서 계속 내연하는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원인 진단 및 대안에 대한 질문에는 계층, 불평등, 복지 등 경제 여건이나 기회에 집중된 응답이 많았다. 특히 응답자들은 한국 사회의 갈등, 차별, 혐오를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을 묻자 ▲해소되지 않는 소득 및 빈부격차(40.1%)를 제1원인으로 꼽았다. 2위와 3위로는 ▲언론의 선정적 보도 경향(13.7%) ▲각 이념세력의 과도한 자기 주장(12.3%)이 잇따라 꼽혔다.

우리 시민들이 각종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소득 및 빈부격차로 대변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무겁게 보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 혹은 각종 갈등을 해소하긴커녕 오히려 불을 지피는 방향의 보도에 집중하는 언론의 책임을 주시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는 “사회 불평등이 심화할수록 타인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고 사회적 자본의 수준이 저하되는 것은 연구와 통계로도 입증된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소통 없는 태도(11.5%) ▲갈등 해결에 뒷짐 진 국회 등의 정치적 무능(8.3%)도 주요 갈등 심화 원인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인은 ‘자기 계층의 이익만 쫒느냐’는 5점 척도의 질문에는 4.17이라는 높은 수치로 ‘그렇다’는 답변이 나왔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최근까지 각종 혐오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긴 했지만, 관련 어휘가 등장하지 않았을 뿐 가장 노골적 차별이 증가하고 있는 영역은 계층갈등, 빈부차별”이라며 “이른바 갑질로 표현되는 빈부 차별이 쉽게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일상에는 깊게 뿌리내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갈등의 이해 당사자가 되었을 때, 어디에 신고하거나 상의해야 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전체의 57.9%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잘 알고 있다’는 답은 6.1%에 불과했다. 또 ‘누군가 사회적 소수자 집단을 공개적으로 차별 혹은 혐오하는 것을 보았을 때, 어디에 신고하거나 상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는 답이 67.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선 필요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는 공정한 경쟁 시스템 구축(33.9%) ▲각종 불평등 해소 및 사회복지 확충(26.9%)이 1, 2위로 꼽혔다. 그간 계속돼 온 과잉경쟁 및 세습사회에 대한 지적과 심각한 빈부 격차에 대한 여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시민들이 기회의 공정을 논하는 것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누구처럼 부자가 되거나 성공할 수 없다는 가능성의 실종이 우울감, 분노로 이어지고 이게 곧 갈등사회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기 때문”이라며 “불평등의 해소, 공정성에 대한 신뢰 회복이 갈등 봉합의 기본 전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한국일보 2019.01.03 tp://newsum.zum.com/articles/4978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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