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표는 특정 종교에 배타적으로 속하지 않는 종교적인 생각과 행동 및 그 문화적 분포 양상을 논의하기 위한 개념적 범주로서 ‘민속신앙’을 다룬다. 인류의 종교문화는 잘 알려진 성립종교(established religions)의 총합 이상의 현상이다. 인류 문화에는 여러 성립종교들의 교리나 실천규범과 무관하게 ‘종교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의 양상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사람들은 특정 종교의 신자가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초자연적 존재를 떠올리고 의례적인 행동을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다. 민속신앙이 성취하고 있는 이러한 일반성과 문화적 성공의 원인은 과연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인간은 본래 종교적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신화적이고 관념적이며 순환론적인 선언은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될 수 없다. 발표자는 인간 마음의 자연스러운 직관과 추론과 기억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인지적 제약들이 민속신앙적인 관념, 실천, 전승의 일반성과 문화적 성공을 위한 자연적 토대가 된다는 것을 강우의례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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