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 페미니즘 챔피언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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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6-02-04 15:10 조회4,568회 댓글0건본문
다보스 포럼, 페미니즘 챔피언 될까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지난 23일 46번째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가 막을 내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투자가, 정치인, 학자 등 2500명이 5000명의 보안
경비 속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세계경제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을 모색했다.
올해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3D프린팅과 드론, 자율주행차
량 등 기술융합의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대변혁의 희망과 재앙을 논의하고 대안을 제
시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00명 참석자 중 여성은 몇 명이나 되었을까?
1971년 독일 출신 하바드대 경영학 교수 클라우스 슈바브가 미국식 경영을 유럽에 소
개하는 유럽인 경제 심포지엄으로 시작한 세계경제포럼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영향
력 있는 국제민간회의가 됐다.
세계의 억만장자와 거대기업의 CEO, 대통령과 수상, 학자와 명망가들이 참석하는 이
회의는 터키와 그리스의 전쟁을 막고, 만델라와 클라크를 만나게 하고, 콜 수상과 동
독 지도자들을 만나게 하고, 게이츠 재단이 1억달러 기부를 선언하는 장으로 기록되
고, 해마다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고, 세계성별격차 지수를 발표한다.
세계 1000대 기업이 연회비 70만 달러씩 내는 독립적인 민간비영리재단으로 운영되
고, 초청장을 받아야 참석할 수 있는 연차총회 참가비는 항공료, 숙박비를 제외하고 1
인당 7만 달러다.
2016년 실제 참석자 중 여성은 17.8%였다.
선진국 대기업 여성 임원 평균 수준에 못 미친다.
그나마 작년보다 높아진 비율이다.
실은 여성이 52%인 젊은 리더 집단 150명을 초청하고, 전략적 파트너 기업들에게 5명
대 1명은 다른 젠더로 참여케 하고, 다른 젠더 1명을 찾지 못하면 4명만 참석케 한 새
로운 규칙 덕분이라는 것도 알려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참석자들의 젠더 문제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고 진지했다는 것이다.
젠더 문제가 난민 문제와 기후변화에 이어 참석자들의 관심 주제로 3위였고 트위트 회
수로 1위였다.
한 언론은 그것을 다보스에서 생긴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세계경제포럼은 막강한 세계성별격차 보고서팀이 있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세계성별격차는 4%(경제적 격차는 3%) 줄었는데, 이 속도라
면 성별격차가 해소되는데 앞으로 118 년이 더 걸릴 것이며,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노동시장 변화를 고려하면 전망은 재양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5년 내에 주요 15개국에서 사무 관리직과 제조, 예술 미디어 분야에서 71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컴퓨터, 수학, 건축 관련 일자리 200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
되는데, 새로운 일자리창출 분야에 여성 비율이 낮기 때문에 현 추세대로라면 여성은
1개 일자리를 얻는 동안 5개(남성은 3개)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두운 전망 때문이었을까.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비균형 내각을 출범시킨 캐나
다의 튀르도 수상이 자신은 딸은 물론 아들을 페미니스트로 성장하도록 키우겠다고 말
했을 때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인구의 50%를 배제한 재능의 발굴은 생각할 수 없고, 성별 다양성은 기업과 경제성장
의 필수조건이라는 주장이 공감되는 ‘이상한’ 분위기가 2016년 남성들의 다보스에서
감지됐다면, 언젠가는 성별격차가 해소된, 페미니즘의 챔피언이 된 다보스 포럼을 기
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성평등은 인류 역사의 명령이니까.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출처: 여성신문 2016.01.28 여성논단 중에서 http://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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