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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삼성미술관] 용인에서 '불교 속 페미니즘' 6월 16일까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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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4-03-26 14:00 조회7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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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주요작품 설명 □ 


□ 1부 다시 나타나는 여성:  1부는 불교미술 속에 재현된 여성상을 인간, 보살, 여신으로 나누어 살펴봄으로써 지난 시대와 사회가 여성을 바라본 시선을 이야기한다.

[1부 1섹션] 여성의 몸: 모성母性과 부정不淨

조선 전기와 후기를 대표하는 불전도와 중국 원대의 백묘화, 고려시대의 변상판화와 일본 에도시대의 회화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불화의 향연을 통해 동아시아 불교미술 속에 시각화된 여성의 유형과 의미에 대해 살펴 본다.

동아시아 불화 속에서 여성은 양가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가장 빈번하게 재현된 유형은 어머니로,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가 등장하는 〈석가출가도〉, 석가모니의 이모이자 양모로 최초의 여성 출가자가 된 대애도(大愛道)를 그린 〈이모육불도〉 등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몸은 집착과 정념의 근원으로 간주되어 부정한 대상으로 그려졌다. 사람의 시신이 변해가는 아홉 단계를 보면서 수행하는 구상관(九相觀)에서 유래한 일본 무로마치시대의 〈구상시회권〉은 이러한 시선을 잘 보여준다.

옷을 입지 않은 여성의 인체는 근대 이전의 동아시아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구마노관심십계만다라〉의 물에 빠지거나 화염에 휩싸여 고통스러워 하는 여성들처럼 옷을 입을 권리조차 박탈당한 죄인일 때,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의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어머니일 때, 여성은 벗은 몸으로 묘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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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육불도〉, 왕진붕
중국, 원, 14세기 전반, 보스턴미술관 *한국 첫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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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시회권〉
일본 무로마치시대, 1501년,
규슈국립박물관 (3/27~5/5 전시)
*한국 첫 전시



〈석가탄생도〉
조선, 15세기, 혼가쿠지
(3/27~5/5 전시)
*세계 최초 동시전시(1)


〈석가출가도〉
조선, 15세기,
쾰른동아시아미술관
*세계 최초 동시전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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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노관심십계만다라〉
일본 에도시대, 17~18세기
일본민예관 (5/7~6/16 전시)
*한국 첫 전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고려, 1378년,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기증 (5/7~6/16 전시)

[1부 2섹션] 관음: 변신變身과 변성變性

본래는 남성이되 모든 중생의 어머니가 되어 달라는 뭇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대자대비하고 자유자재한 관음보살의 응신들이 눈 앞에 동시에 현현한 듯한 특별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관음보살은 고려시대의 〈천수천안관음보살도〉가 보여 주듯이, 자비의 마음으로 늘 중생을 굽어 살피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여러 모습으로 바꾸어 세상에 나타난다고 믿어졌다. 동아시아의 관음보살은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에는 인도와 마찬가지로 본래의 성별대로 젊은 청년의 형상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자비를 모성적 가치로 인식한 중국 사회에서는 10세기 이후 점차 무릎에 아이를 안고 있는 〈송자관음보살도〉, 머리카락을 두건으로 가린 〈백자 관음보살 입상〉과 같이 여성형으로도 널리 재현되었다.

『화엄경』 「입법계품」에 나오는 선재동자가 보타락가산에 머무르고 있는 관음보살을 만나뵙는 장면을 그린 수월관음보살도는 고려시대 이래 널리 유행했다.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의 〈수월관음보살도〉 속 관음보살은 아름다운 문양의 반투명한 베일로 머리를 가린 채 자애롭게 선재동자를 바라보는 어머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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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천안관음보살도〉
고려, 14세기,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기증
(3/27~5/5 전시)
〈금동 관음보살 입상〉
백제, 7세기 중반,
개인 소장
*일반 첫 공개
〈송자관음보살도〉
중국, 명, 16세기 후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한국 첫 전시
〈백자 백의관음보살 입상〉
중국, 명 혹은 청, 17~18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기증
*일반 첫 공개
〈수월관음보살도〉
고려, 14세기, 보물
개인 소장
(5/7~6/16 전시)

[1부 3섹션] 여신들의 세계: 추앙과 길들임 사이

부처와 그 가르침을 지키는 수호신들은 남신 혹은 여신으로서의 뚜렷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불교의 여신들은 교단과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여성들이 스스로를 동일시할 수 있는 동성의 존재였다.

고려시대 왕실과 민간에서 활발히 신봉했던 승리의 여신이자 만복을 준다는 마리지천을 표현한 〈은제 마리지천 좌상〉은 한국불교 속 여신 신앙의 일면을 보여준다.

중국과 일본의 불교미술에서는 부처의 감화를 받아 선신(善神)으로 거듭난 귀녀(鬼女)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아이를 잡아먹은 귀녀에서 불교를 수호하는 모성(母性)의 여신으로 변모한 귀자모(鬼子母)의 이야기가 인기를 끌어 명대 혹은 청대의 〈게발도〉 등 회화 뿐 아니라 연극에서도 독립적인 주제로 발전한다.

일본에서는 〈석가여래오존십나찰녀도〉에서 볼 수 있듯, 여성들의 문화적 역량이 꽃핀 헤이안시대 이후부터 귀녀인 나찰녀가 귀부인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귀녀의 이야기는 여성을 교화시키고 길들여야만 하는 존재로 바라본 과거의 차별적 시선을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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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제 마리지천 좌상〉
고려, 10~14세기
국립중앙박물관
〈게발도〉
중국, 명 혹은 청, 17~18세기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한국 첫 전시
〈석가여래오존십나찰녀도〉
일본, 가마쿠라시대, 14세기
나라국립박물관
(5/7~6/16 전시)
*한국 첫 전시

□ 2부 여성의 행원行願

2부에서는 찬란한 불교미술품 너머 후원자와 제작자로서 여성을 발굴하여 사회와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기로서 살고자 했던 여성들을 만나본다. 저고리 안에 쓴 발원문, 사경의 말미에 금물로 적은 기록, 불화의 붉은색 화기란에 빼곡히 적힌 여성들의 이름과 바람들에 주목한다.

[2부 1섹션] 간절히 바라옵건대: 성불成佛과 왕생往生

사경과 복장 발원문이 펼쳐진 공간에서 고려 여성들이 공덕을 쌓은 마음을 돌아보고, 아미타여래, 극락정토와 관련된 불화와 불상을 통해 여성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내세를 조망한다.

중세 동아시아 여성들은 여성의 몸으로는 성불할 수 없다는 교리에도 불구하고, 『법화경』에 나오는 여덟 살 난 용왕의 딸처럼 모든 제약을 뛰어넘어 부처가 되기를 꿈꾸었다.

당대 최고 권력자의 아내 혹은 어머니였을 진한국대부인 김씨(辰韓國大夫人 金氏)가 1345년 조성한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이나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복장 발원문〉은 이 같은 차별적 시선을 내면화한 고려시대 여성들의 자기 인식과 이를 넘어선 성불에의 염원을 동시에 드러낸다. 반면 중국 원대 회화인 〈유마불이도〉에서는 남녀를 비롯한 모든 분별을 뛰어넘는 ‘불이(不二)’의 지혜를 읽을 수 있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여성 신자들의 가장 보편적인 염원은 내세의 극락왕생이었다. 중국 10세기 〈인로보살도〉에서 보이는 이 같은 염원은 아미타여래와 보살들이 임종의 순간 서방에서 내려와 망자를 맞이해가는 모습을 그린 불화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고려의 〈아미타여래삼존도〉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아미타여래를 보좌하는 한국 불교 특유의 해석을 보여 주며, 함께 전시된 일본 16세기의 〈아미타여래이십오보살내영도〉, 중국 남송대의 〈아미타여래삼존도〉 등을 통해 각 지역의 독특한 해석을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고려 후기인 1383년에 조성된 〈은제 아미타여래삼존 좌상〉은 비구니와 하층민 여성을 비롯해 500명이 넘는 시주자들이 정토 왕생을 꿈꾸며 발원한 불상이다.

 img.png<감지금니 묘법연화경 1-7> 고려 1345년 리움 미술관, 일반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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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복장 발원문〉 세부
고려, 1346년, 국보, 장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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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불이도〉 세부, 왕진붕
중국, 원, 1308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한국 첫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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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로보살도〉
중국, 귀의군시대, 10세기 전반
영국박물관
*한국 첫 전시
〈아미타여래삼존도〉
고려, 14세기
리움미술관
*일반 첫 공개
〈아미타여래이십오보살내영도〉
일본, 무로마치 혹은 모모야마 시대, 16세기
나라국립박물관 (3/27~5/5 전시)
*한국 첫 전시
〈은제 아미타여래삼존 좌상〉
고려, 1383년
리움미술관

[2부 2섹션] 암탉이 울 때: 유교사회의 불교여성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했던 조선시대에 왕실의 여성들이 발원한 불상과 불화을 통해 불교도이자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헤아린다.

조선은 불교를 엄격히 통제했으나 왕실 여성들은 〈궁중숭불도〉에서 보듯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불교를 지지했다. 사관과 유생들은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서경(書經)』의 구절을 인용해 왕실 여성들의 불사를 줄기차게 비판했다.

역설적으로 여성의 참여가 활발했던 ‘암탉이 울 때’에 불교 교단은 조선 사회 안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품격 있는 불화와 불상이 대규모로 조성될 수 있었다. 종묘를 받들고 후손을 이어가는 일은 왕실 여성들의 가장 큰 의무였기에, 왕의 무병장수와 아들을 비는 이들의 발원에는 기복을 넘어서는 공적 측면이 있다.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문정왕후(1501~1565)가 발원한 〈영산회도〉와 〈석가 여래삼존도〉, 〈약사여래삼존도〉는 16세기 금선묘(金線描) 불화를 통해 한 시대의 불화 양식을 선도한 독보적인 후원자로서 왕실 여성의 영향력을 살필 수 있다.

남양주 수종사 팔각오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금동 불감과 금동 석가여래삼존 좌상〉과 〈금동 불상군〉 또한 15세기와 17세기에 왕실 여성의 재정적 지원과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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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숭불도〉
조선, 16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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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회도〉
조선, 1560년
개인 소장
*일반 첫 공개
〈석가여래삼존도〉
조선, 1565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세계 최초 동시전시(2)

〈약사여래삼존도〉
조선, 1565년,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세계 최초 동시전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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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 불상군〉
조선, 1628년
수종사(불교중앙박물관 기탁,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동아대학교석당박물관
〈금동 불감과 금동 석가여래삼존 좌상〉
조선, 1493년 이전, 보물
수종사(불교중앙박물관 기탁)

[2부 3섹션] 여공女工: 바늘과 실의 공덕

지금까지 간과되었던 자수와 복식을 여성의 일이자 예술이란 관점에서 새롭게 살펴본다.

자수와 바느질은 여성이 어릴 때부터 습득해야 하는 일이자 필수적인 미덕으로 간주 되었다. 불보살의 형상을 수놓은 자수 불화는 깊은 신앙심과 지극한 정성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신체의 일부인 머리카락으로 자수한 수불(繡佛)은 무량한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공양물이자, 부처와 머리카락 주인 사이에 직접적인 연을 맺을 수 있는 매개체로 여겨졌다.

일본의 〈자수 아미타여래삼존내영도〉는 부정하다고 여겨진 여성 신체의 일부인 머리카락을 부처의 형상을 구현하는 귀중한 재료로서 탈바꿈시킨 여성들의 구체적인 창작행위를 보여 준다.

〈백지금자 불설아미타경〉은 1621년에 인목왕후가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아들(영창대군)과 친정 일가붙이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직접 필사하고, 인목왕후를 모시던 궁녀가 자수로 표지를 꾸민 사경이다.

망자가 생전에 아끼던 옷을 이용해 만들어진 승려의 가사나 불상을 조성할 때에 그 내부에 봉안한 의복에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덕이 죽은 이를 비롯해 모든 이에게 돌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물〉 일습은 1662년 나인 노예성이 소현세자의 셋째 아들인 경안군 부부와 동료 나인들의 장수를 바라며 불상 안에 봉안한 것으로, 저고리와 배자를 포함한 556점의 복장물이 13년 만에 모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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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금자 불설아미타경〉
조선, 1621년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기증
(5/7~6/16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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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아미타여래삼존내영도〉
일본 가마쿠라 혹은 난보쿠초시대,
13-14세기
일본중요문화재
호곤지 (3/27~4/21 전시)
*한국 첫 전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물〉
조선, 1662년, 보물
송광사성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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