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3.8 여성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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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3-05-08 13:55 조회1,085회 댓글0건본문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을 향해 전진합시다!
성평등에 대한 사회 전반의 백래시와 정부 주도로 ‘여성’과 ‘성평등’이 삭제되는 퇴행의 시대 한 가운데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페미니스트 시민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명백히 존재하는 성차별과 폭력의 경험과 현실을 드러내고, 함께하는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더욱 거세게 성평등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되는 성차별 존재 자체를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습니다. 성차별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성평등 가치를 남성과 여성의 싸움을 부추기는 도구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윤 정부의 반(反)여성 정책 기조는 페미니스트들의 오랜 투쟁으로 일궈온 국가 및 지자체 성평등 추진체계와 정책 전반의 후퇴와 함께, ‘여성’과 ‘성평등’을 삭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지금, 여성들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2022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146개국 중 99위입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27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OECD 국가 38개국 중 34위, 최하위권입니다. 채용에서부터 업무배치, 승진으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성차별은 여성을 더욱 불안정한 위치로 내몰고 있습니다.
사회변화에 따라 점점 더 교묘해지고 심화되는 젠더폭력은 누구에게나 당연히 주어져야 할 존엄한 일상의 권리를 빼앗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병 시기를 거치며 더욱 무거워진 돌봄의 책임과 역할은 여성에게만 전가되고 있습니다. 여성이자 아동·청소년,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로서 겪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차별은 더욱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성애 ‘정상’가족 중심의 정책은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또 다른 차별을 낳습니다.
이 모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가진 국가는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정책 기조에서 ‘여성’, ‘성평등’을 삭제하지 말고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장시간 노동 근절,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안전한 일터를 보장해야 합니다! 젠더 관점으로 구조적 여성폭력에 대응하여 존엄한 일상과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함께 나누는 돌봄과 차별 없는 복지를 실현해야 합니다!
정치대표성의 다양성과 성별균형을 보장하는 정치개혁을 실현해야 합니다! 한반도와 국제사회 여성주의 평화 안보를 구축해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든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해야 합니다!
퇴행은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퇴행이 성평등 실현을 향한 우리의 열망과 전진을 막아낸 적은 결코 없습니다. 3.8 세계여성의 날의 기원이 된 1908년 3월 8일, 러트거스 광장에서 생존권과 참정권을 외쳤던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호주제 폐지’, #미투운동, ‘낙태죄 폐지’가 있기까지 매 순간 싸워온 수많은 시대의 페미니스트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며 성차별·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세상을 바꿔왔습니다.
다시 한 번, 이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 사회를 향해 힘차게 전진합시다!
2023년 3월 4일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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