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10년 앞섰다...123년 전 오늘 성평등 요구한 한국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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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09-01 15:02 조회1,838회 댓글0건본문
미 국 에 10 년 앞 섰 다...123 년 전 오 늘 성평 요 구 한 한국 여성들
9월1일은 ‘여권통문(通文)의 날’입니다.
1898년 9월1일, 서울 북촌의 두 여성 김소사, 이소사가 낭독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 선언문이지요. ‘여성도 교육받을 권리, 경제활동을 할 권리,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여권통문 발표에 참여한 여성은 300여 명. 대부분 양반들이었지만, 이름도 없이 기혼여성을 뜻하는 ‘소사(召史)’로만 불리던 여성들의 외침이었습니다. 1908년 3월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 럿거스 광장에 모여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던 때보다 10년을 앞섰습니다.
여성들의 외침에 서울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황성신문은 그해 9월8일 1면에 논설 대신 여권통문 전문을 실으면서 ‘하도 놀랍고 신기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습은 영영 버리고 각각 개명한 신식을 쫒아 행할세 사사이 취서되어 일신우일신함은 영영한 소아라도 저마다 아는 바이어늘 어찌하여 우리 여인들은 일양 귀먹고 눈 어두운 병 신 모양으로 구규(舊閨)만 지키고 있는지 모를 일이로다.
여권통문 발표에 참여한 여성은 300여 명. 대부분 양반들이었지만, 이름도 없이 기혼여성을 뜻하는 ‘소사(召史)’로만 불리던 여성들의 외침이었습니다. 1908년 3월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 럿거스 광장에 모여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던 때보다 10년을 앞섰습니다.
여성들의 외침에 서울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황성신문은 그해 9월8일 1면에 논설 대신 여권통문 전문을 실으면서 ‘하도 놀랍고 신기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습은 영영 버리고 각각 개명한 신식을 쫒아 행할세 사사이 취서되어 일신우일신함은 영영한 소아라도 저마다 아는 바이어늘 어찌하여 우리 여인들은 일양 귀먹고 눈 어두운 병 신 모양으로 구규(舊閨)만 지키고 있는지 모를 일이로다.
혹자 신체와 수족과 이목이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 신 모양으로 사나히의 벌어주는 것만 먹고 평생을 심규에 처하여 그 절제만 받으리오. (...)
우리도 혁구종신하여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설립하고 각각 여아들을 보내어 재주와 규칙과 행세하는 도리를 배워 장차 남녀가 일반 사람이 되게 할 차 여학교를 설립하오니 유지한 우리 동포 형제 여러 부녀 중 영웅호걸님네들은 각각 분발한 마음을 내어 우리 학교 회원에 가입하라고 하면 즉시 서명하시기를 바라옵나이다.
-대한 광무 2년 9월 1일 통문고표인(通文告表人) 이소사, 김소사.’ (황성신문 1898년 9월8일자 1면 현대어판 일부 발췌)
여권통문의 원 명칭은 ‘여학교설시통문(여학교통문)’입니다. 여성이 일하고 돈 벌어 독립하려면 먼저 배워야 한다고, 여학교를 설립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여권통문의 원 명칭은 ‘여학교설시통문(여학교통문)’입니다. 여성이 일하고 돈 벌어 독립하려면 먼저 배워야 한다고, 여학교를 설립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 담대한 선언이 당대 여성들을 뒤흔들었습니다. 서민층 부녀와 기생들, 지방의 부인들도 호응했고요. 근대 문물과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계몽주의가 퍼지고, 봉건사회가 무너지던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독립신문도 그해 9월9일 여권통문 전문을 소개하며 정부에 여성 교육비 편성을 요구했고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여성단체인 ‘찬양회’ 발족으로 이어졌습니다.
찬양회는 고종에게 여학교 설립을 요구하는 상소를 올려 찬성을 끌어냈습니다. 독립협회 중심의 개화운동과 만민공동회에도 동참했으며, 관립 여학교 설립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유림의 반대 등으로 관립 여학교는 못 세웠으나, 1899년 2월 30명 정원의 초등학교인 순성여학교를 열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만든 최초의 여학교입니다. 비록 재정난으로 2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1905년 을사국권침탈 전까지 여학교 170여 개가 뒤따라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정부는 2019년 여권통문 선언일인 9월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정부는 2019년 여권통문 선언일인 9월1일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올해 26주년을 맞은 ‘양성평등주간’도 기존 7월에서 9월로 변경했습니다. 올해 2021년 두 번째 ‘여권통문의 날’과 양성평등주간(9월 1~7일)이 다가옵니다.
누구나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공부하고, 일하고, 돈 벌어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봅니다. 123년 전 여성들의 외침에 응답할 시간입니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 이세아 기자 2021.09.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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