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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부터 여성 삭제까지… ‘내란 종식’만 하자는 21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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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5-08 15:19 조회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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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부터 여성 삭제까지내란 종식만 하자는 21대 대선

 

6·3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에서 여성이 지워지고 있다. 거대 양당 소속 남성 후보들의 말과 공약에서 여성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유력 대선주자 캠프에서 여성 정책을 짜는 인력이 보이지 않는다. 한겨레21 취재 결과 선거판에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여성을 외면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여성 정치의 삭제다.

 

이재명 후보 싱크탱크 주요 여성 보직자 5

최근 양당에선 성평등 추락과 관련한 몇 개 장면이 화제가 됐다. 첫 번째는 2025416일 출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의 정책 전문가 집단(싱크탱크) ‘성장과통합에 공동대표를 제외한 주요 분과위원장 30여 명이 남성으로 채워진 조직도였다. 이 후보 지지율이 50.2%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416~18일 리얼미터) ‘예비 내각이란 수식어가 뒤따르는 싱크탱크에 주요 보직자 65명 가운데 여성은 5(7.7%)에 불과했다. 상임고문단 6명도 전부 남성이었다. 34개 분과위원회 중 여성 정책을 다루는 별도의 분과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도 공개 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성장과통합 쪽은 의도하진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취재 결과 출범 전부터 기울어진 성비·여성 정책 뒷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안팎에서 이어졌는데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는 차기 정부 비전과 정책 청사진을 그리는 공간으로, 정책 설계 초기 단계에서 여성의 삶과 경험이 반영되지 않으면 여성의 공적 참여가 구조적으로 제한되고 성평등을 고려한 정책 입안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2022년 대선에서 디지털성범죄 집단 엔(n)번방의 실체를 밝힌 추적단 불꽃활동가 박지현씨를 캠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겸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내세워 ‘2030 여성 표심 잡기에 나섰던 이재명 캠프는 이번 대선에선 아직 캠프 내 여성위원회나 여성 공약 담당자도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장면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성인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잡고 수십 미터를 끌고 가는 영상이었다. 기자가 국민의힘이 국민께 죄송하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무엇이 죄송한 것이냐고 묻자 권 원내대표는 뉴스타파는 찌라시” “의원회관 출입 금지 조치를 하라고 말하며 언론사 기자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당시 영상을 보면 기자의 손목에 벌건 자국이 남았을 정도라 크게 논란이 일었다.

 

홍준표·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여성 의제 공격에 앞장서고 있다. 홍 후보는 극단적인 페미니즘(Feminism)을 주장하는 피시(PC, 정치적 올바름)주의에 맞서 건강한 가정이 해답이다라는 패밀리즘’(Familism)을 확산시키겠다며 성평등 의제에 극단이란 이미지 덧씌우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캠프에 여성 안심귀갓길을 없앤 것을 성과로 홍보해 여성 지우기논란을 일으켰고, “바꿀 수 없는 걸 바꿔달라고 징징대는 게 페미니스트의 특징등과 같은 여성혐오 발언을 일삼은 최인호 관악구의원을 청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들이 필요성을 호소해온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억울한 사람을 많이 만들 수 있다.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형법상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에선 술과 약물을 이용한 속임, 직장 내 위계, 친족 관계 등에서 발생한 경우 등 강간 피해자 구제에 사각지대가 많아 비동의 강간죄도입의 필요성을 여성단체들이 주장해왔다. 미국 일부 주와 영국·독일·스웨덴·캐나다·일본 등은 이미 도입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그랬듯 여성가족부 폐지를 정부 부처 개편 공약으로 내놨다.

 

96.4% “여성 정치인 자리 여전히 협소’”

한겨레21이 여성 정치에 관심을 가진 51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97.7%가 정치 영역에서 여성 정치의 입지가 여전히 좁거나(381) 예전보다 더 좁아지고 있다(115)’고 응답했다.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후보의 싱크탱크 주요 인물에 여성이 거의 없는 점, ‘비동의 강간죄추진에 소극적인 국회 모습, 여성혐오에 대해 급격히 말을 꺼리는 분위기, 선거 때마다 너무도 적은 여성 공천 수와 정치인 수 등을 대표적 근거로 꼽았다. 이들은 원래도 입지가 좁았는데 이제 소멸할 지경’ ‘이제는 의도적으로 없는 셈치고 삭제되는 중등과 같은 의견을 냈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여성 정치인의 자리에 대해 27.9%아예 없다’, 68.5%매우 협소하다고 응답해, 이 역시 부정적 응답이 96.4%에 이르렀다.

 

이번 조기 대선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고 실제 부처를 약화하는 것부터 실천에 옮겼던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치러지는 선거다. 윤 정부 집권 1년여 만에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국가성평등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하락했다. 여성가족부는 20254172023년 국가성평등지수가 65.4점으로 전년(66.2)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국가성평등지수가 후퇴한 건 발표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인데, 특히 전년에 견줘 감소폭이 가장 큰 지표가 가족 내 성별 역할 고정관념인식 수준(60.143.7)이었다. ‘경제적 부양 및 가족의 의사결정은 남성이 하고 가사·가족 돌봄은 여성이 해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늘어난 것이다. 이 문제는 국가의 인구 정책, 노동시장 구조, 경제성장 전략과도 직결된 요소라 차기 정부의 관심과 의지가 중요하지만, 성평등 의제를 주요 공약으로 전면화하는 캠프는 민주당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김동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비동의 강간죄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도만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2022년 대선 때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공약 업무를 맡았던 민주당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캠프에 정책본부가 구성됐는데, 아직 여성 공약 담당자는 따로 두지 않았다고 한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현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도 싱크탱크 주요 인사가 공동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 남성인 것에 대해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대선 때보다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그때는 캠프 내 여성위원회라도 꾸려져 있었는데 지금은 여성위원회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캠프에서는 특정 성별을 내세우지 말라는 외부 컨설팅 결과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521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미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윤 전 대통령에게 성평등 향상을 위해 행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묻자, 7초간 침묵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미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윤 전 대통령에게 성평등 향상을 위해 행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묻자, 7초간 침묵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2030 여성 유권자관련 질문 회피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있었다. 4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 비전 발표 기자회견에서였다. 이재명 후보는 오마이뉴스 기자가 후보가 생각하는 내란 종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여쭙고 싶다. ‘빛의 혁명을 언급해주셨는데,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서 집회를 주도했던 2030 여성들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이 없는 것 같다. 일부러 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비전 발표하시는 자리니까 2030 여성 유권자를 위한 비전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두 가지 여쭙는다고 묻자 하나만 하시죠. 첫 번째 내란은 어떻게 종식되는가? (후략)”라며 말을 돌렸다. 특히 빛의 혁명 과정에는 모든 국민이 함께했죠. 국민들이라고 하는 거대공동체 모두의 성과이고, 모든 국민과 함께 가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며 질문의 초점을 바꿨다.

 

민주당 내부에선 내란 종식 의제가 흐려질 우려’ ‘이준석 후보 등이 만든 남녀 갈라치기 구도에 휘말릴 우려’ ‘윤석열 탄핵에 찬성한 중도층 남성 표심을 잃을 우려등이 적극적으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재명 후보의 중도층 지지율이 40%대를 보이는 상황에서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10여 년간 민주당에서 일한 한 보좌진은 당내 분위기는 지난 대선 때와 달리 여성 의제에 대해 입을 뗄 수 없는 분위기라며 이미 민주당에 2030 여성은 잡은 물고기다. 어쨌든 민주당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같은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2030 여성을 정치적으로 대표할 만한 대체재가 없단 걸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한겨레21지금은 조기 대선 경선 국면이고, 본선에 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에 엄연히 전국여성위원회가 있고 지난 대선 때 캠프에서 만든 여성 관련 공약들이 있는 만큼 지난 공약집에 있던 임금·채용 등 성차별과 성희롱 없는 공정하고 안전한 일터” “스토킹·데이트폭력 등 젠더폭력 처벌과 피해자 보호 대폭 강화” “사회 전반의 동등한 성별 대표성과 균형 있는 참여등의 내용이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란 취지였다.

 

하지만 성장과통합이란 싱크탱크를 꾸리는 동안 여성 전문가영입이나 여성 정책을 짜는 단위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사이 보수 정당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성 공격)를 정치적 자양분으로 이용하고 있다(중략)

 

출처: 한겨례21 2025-04-25,여성 혐오부터 여성 삭제까지… ‘내란 종식’만 하자는 21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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